별자리 뜨기

Tracing Constellations (2021)

반짝이는 점 Shining Dots

가끔 유난히 크고 하얗게 반짝이는 별이 있다. 가장 밝은 별의 별자리를 쫓으려 하지만 별자리표에 그려져 있지 않다. 새로이 생긴 별이라도 되는 것일까. 누군가는 사실 그건 별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라고 했다. 목성과 화성, 시리우스, 베가, 오리온자리, 그리고 인공위성이 밤하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몇 남지 않은 밝은 별인듯 하다. 1957년 이후 지구궤도에는 인공위성이라는 새로운 별들이 떠올랐는데, 이들 무리는 무려 9천여개라고 한다. 어떤 이는 별을 찾아 떠나는 꿈을 꾸며 무수히 많은 별을 쏘아 올려 앞으로 1만여개의 인공위성이 더 떠오른다고 한다. 그러나 인공위성이 하늘을 가득 덮으며 별을 가리고 빛을 반사하여 진짜 별을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 인공위성 중 60여개가 궤도를 이탈했다고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인공위성이 궤도를 벗어날 것이고, 우주 쓰레기가 되어 별처럼 우주를 헤맬 것이다. 

 

화가의 이젤 Pictor

예로부터 별자리는 하늘의 희고 빛나는 별무리를 연결하여 이름을 붙인 것이었다. 함께 하늘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렸고, 이를 후대에 물려주었다.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안드로메다, 카시오페이아가 하늘에 박혀 있다. 근대에 이르러 망원경이 발달하며 밝은 별 사이의 어두운 별까지 보게 되자 새로이 이름을 부여받은 별자리도 있다. 작은 여우, 작은 사자, 화가, 조각칼, 현미경 등이다. 화가자리는 18세기 프랑스의 라카유가 이름 붙인 별자리로, 본 명칭은 화가의 이젤이었다고 한다. 비록 별자리에서 이젤의 형상을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모두가 별자리의 이미지와 서사를 만들어가는 시대에서 누군가가 별을 찾고 이름을 붙이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별에 자신 또는 흠모하는 누군가의 이름을 붙인다. 별을 잇고 그림을 그려 별자리를 만들기보다는, 별을 사서 이름을 붙이거나 토지를 구입하여 소유권을 주장한다. 물론 우주조약에 따라 우주 공간은 누구의 전유물도 될 수 없으므로 별에는 소유권이 없다고 한다.

 

점, 선, 면 Point and Line to Plane

별이 빛나는 것은 주위가 어둡기 때문이다. 그림도 그러하다. 밝음과 어두움 사이에서 형상이 빚어지고 윤곽이 드러난다. 흰 바탕에 검은 선을 그으면 대비로 형상이 생겨난다. 흰 색과 검은 색 사이에서 형상이 빚어지고, 면을 채워 명암을 그려내면 평면 위에 입체라는 환상을 느끼게 된다. 바로크 시대 화가들의 그림에서 짙은 그림자와 검은 배경 사이로 밝게 빛나는 인물의 얼굴은 마치 한줄기 빛이 쏟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어두운 풍경 사이에 드러나는 하얀 반짝임은 주변과 대조를 이루어 더욱 두드러진다. 본인 작품에 반복하여 등장하는 하얀 덩어리가 그러하다. 어두움 속에서 빛남으로써 드러나는 것. 때로는 빛이기도, 불이기도, 물이기도 하다. 흰 불꽃과 연기, 파도와 물거품이 무채색의 풍경 속에서 터져 오르고 솟아나며 흩어진다. 또한 잡히지 않는 하늘의 별부터 지척에 닿는 열매와 꽃봉오리가 되기도 한다. 서로 닮지 않은 것들이 하얗고 둥글며, 투명하고 반짝이며 겹쳐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둥글고 반짝이는 서로 다른 형상들을 펼쳐내며 나만의 별자리를 새겨본다.